서론
의학과 의료 기술의 발전에 따라 환자 및 잠재적 환자에 대한 예방적 치료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정기적 또는 지속적 맞춤형 검사를 통한 섬세한 의학적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보다 좋은 의학적 예후를 가져온다는 것이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수술중신경계감시(intraoperative neurophysiological monitoring, IONM)는 수술 중 신경계의 손상을 조기에 감지하거나, 손상 위험이 높은 주요 신경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여 궁극적으로는 수술 후 신경 장애의 위험성을 최소화 하는 것을 그 주요 목적으로 한다[1]. 과거에 비해 수술의들이 신경 손상의 예방 목적으로서의 수술중신경계감시 검사의 역할을 더 신뢰하게 되면서 단일 의료기관에서의 검사 의뢰 건수도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술중신경계감시가 점차 널리 행해지고 있다.
수술중신경계감시는 신경계 질환 환자들의 신경 기능 평가를 위해 시행하는 여러 종류의 유발 전위(evoked potentials), 근전도(electromyography, EMG), 신경전도검사(nerve conduction studies, NCS) 및 뇌파(electroencephalography, EEG)를 수술 중에 이용하여 시행하게 되며, 질환 및 수술 부위와 예상되는 신경 손상의 부위 및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조합으로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마취과 완료되면 전극을 설치하고 일차 기준 파형을 측정하게 되며, 수술 중 파형의 변화를 기준 파형과의 비교를 통하여 신경계 기능 변화를 예측하게 된다.
수술중신경계감시는 이론적으로 중추 신경계나 말초 신경계의 손상 가능성이 있는 모든 수술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검사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수술 중 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높거나 과거 연구에서 효용성이 입증된 수술에 주로 시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많이 시행하고 있는 수술로는 대뇌 및 뇌간의 수술, 척추 및 척수의 고위험 수술, 척수 경색 가능성이 있는 대동맥 수술, 되돌이 후두 신경 손상 가능성이 있는 갑상선 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수술중신경계감시에 대한 연구들이 누적되면서 수술 중 신경 손상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보 신호(alarm sign)에 대한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들로부터 합의를 도출하여 경보 신호의 기준(criteria for alarm sign)이 확립되고 있으며, 중추 신경이나 말초 신경의 종류에 따라 그 값이 서로 다르게 결정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경두개 자극을 통한 운동 유발 전위(motor evoked potential, MEP)는 정확한 경보 신호 기준에 대한 논란들이 있으나, 대뇌와 뇌관, 얼굴 신경의 수술에서는 일차 기준 파형 진폭의 50% 이상 감소하는 경우, 척수 내 종양, 척추수술에서는 일차 기준 파형 진폭의 80% 이상 감소한 경우나 100-V threshold가 증가한 경우 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간주하는 추세이다[2].
American Association of Neuromuscular and Electrodiagnostic Medicine(AANEM)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술중신경계감시 팀은 수술의, 마취과의, 임상 신경생리 전문의(clinical neurophysiologist) 및 기사(technologist)로 구성되어야 하며, 임상 신경생리 전문의의 자격 요건은 재활의학과나 신경과 전공의 수련을 마친 사람으로써 별도의 임상 신경생리 교육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국내에서도 수술중신경계감시를 시행할 수 있는 기본 자격 요건은 신경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자에 한한다[3].
이와 같이, 수술중신경계감시는 기본적으로 신경과나 재활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직접 시행할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Professional Association(AANPA)에서는 수술장 근처에 있는 임상신경생리전문의의 감독 하에 technologist가 시행하는 모니터링에 대한 임상신경생리전문의의 실시간 온라인(on-line real time) 감시도 보험 청구 인정 기준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단, 수술에 참여하는 수술의나 마취의는 수술중신경계감시의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검사 보고도 할 수 없으며, 수술중신경계감시에 해당하는 다른 어떤 술기에 대해서도 보험 청구를 할 수 없다.
수술중신경계감시에 대한 경보 신호에 대한 기준이 합일점을 이루어 나감에 따라 수술중신경계감시에 대한 자동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대되었다. 검사를 위한 기계를 세팅하고 일차 기준 파형을 획득한 이후에는 사람이 기계 앞에서 계속 지키고 있지 않아도 경보 기준에 준하는 파형의 변화가 있을 시 수술의와 마취의에게 자동으로 알람이 전달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인건비를 절감하고, 수술의가 효율적으로 신경 손상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적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수술의 중심의 자동화 신경 모니터링 기계(automated, surgeon-directed neuro-monitoring system)가 개발되었다. 그러나 기계를 통한 모니터링은 전문 인력에 의한 지속적인 감시와 비교하여 많은 한계점이 있다. 저자들은 이에 대한 상세한 고찰을 통해 전문 인력에 의한 지속적인 수술중신경계감시의 중요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본론
2010년도에 NIM-SPINETM SYSTEM(Medtronic, Ireland)이라는 수술의가 직접 수술 중에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자동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었으며, 국내에도 신의료기술로 신청되었다. 본 기계는 척추 수술용으로 계발된 기계로 침 근전도와 운동 유발 전위 기능을 통해 모니터나 음향을 통해 신경 반응 변화 알림을 제공하므로 수술 집도의가 직접 판독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의 요점이다. 이외, 크기가 작아 수술실 내 공간을 적게 사용한다는 추가 장점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수술의가 수술에 집중한 경우, 모니터나 음향으로 들리는 알림을 놓칠 수 있고, 신경 반응의 변화 추세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것이 아니므로 신경 반응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수술 중에는 작은 자극에 의해서도 신경 반응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며, 다양한 신경 생리 변화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요한데, 자동화 모니터링 기계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모두 가지고 있지 않으며, 수술장의 환경 변화 및 마취 등의 환자 요소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술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워 위양성 알림이나 위음성으로 모니터링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술중신경계감시가 반드시 잘 훈련 받은 재활의학과 혹은 신경과 의사에 의해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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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진단학적 검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능숙하게 검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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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장의 환경 및 환자 요소가 검사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검사를 유효하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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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의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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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경 반응 변화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수술중신경계감시는 전기진단학적 검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검사이며, 국내 재활의학과 전공의 수련 기간 중에는 전기진단학적 검사를 200례 이상, 신경과 전공의 수련 기간 중에는 100례 이상의 전기진단학적 검사를 직접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AANEM에서도 전기진단학적 검사를 단독 시행하기 위해서는 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or Royal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Canada로부터 공인된 재활의학과 또는 신경과 전공의 수련을 받거나, 전기진단학적 검사 전문가로부터 6개월 이상의 수련을 받으면서 다양한 질환의 환자에 대해 200례 이상의 검사를 단독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3]. 또한, 이러한 수련 과정에서 해부학, 근신경계 병리학, 근신경계 생리학, 전기생리학, 신경계 또는 근골격계 질환의 진단과 관련한 임상의학에 대한 지식을 반드시 습득해야 한다. 또한, 의과대학을 졸업 후, 전기진단의학 전문과정을 수료한 후 최소 1년 이상의 검사 경험이 있어야 전기진단의학 전문가로 인정받게 된다[3]. 이와 같이 충분한 기간의 경험이 수련의 기본 요소로 포함된 이유는 환자마다 나이, 성별, 기저 질환 및 주요 질환의 종류와 정도가 다르며, 해부학적 변이 및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기계적 요소들을 매 상황에 모두 고려하여 검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중신경계감시 검사도 다른 전기진단학적 검사와 마찬가지로 검사 결과를 유효하게 해석하는데, 신경-근골격계의 해부, 생리 및 병리, 진단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자동화 검사는 포괄적인 의학적 상황을 고려하여 검사 상의 진짜 문제를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부재한 상태로 무효한 검사가 되거나, 주요 정보 전달이 누락되어 신경 손상을 예방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수술중신경계감시를 포함한 모든 전기진단학적 검사에서는 환자 요소와 환경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자 요소로는 환자의 신장, 나이, 성별, 복용 약물 및 마취의 심도 등이 있으며, 환경 요소로는 온도, 주변 기기의 전자파 간섭 등이 있다. 수술장에서 기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인공 음영(artifact)으로는 전기지짐기(electrocautery), 온열 기기(heating devices; blood warmer, heating blanket), 외과용 현미경(operating microscopes), 엑스레이 장비(X-ray devices, such as a C-arm), 수술대(operating table) 및 환자 근처에 위치한 금속성 기구 등이 있다[4]. 수술중신경계감시 중에 갑자기 경보 신호 기준을 넘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 이와 같은 인공 음영에 의한 것이 아닌 지를 상세히 파악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적 검토는 자동화 검사 기계로는 불가능하고, 수술 중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집도의가 실질적으로 살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경보 신호가 발생하면 수술의는 수술을 멈추고 수술장 내에서 신경 손상의 원인이 될 만한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인공 음영에 의한 위양성 보고가 잦아질 경우, 수술의가 수술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수술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중추신경계 질환의 수술에서는 체성 감각 유발 전위나 운동 유발 전위를 기본적으로 검사하는데 당뇨병성 신경 병증을 포함한 말초 신경 질환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말초신경에서의 반응 저하로 인해 척수 및 뇌의 감각신경로나 운동신경로의 상태가 충분히 평가되지 못할 수 있다. 유발 전위의 일차 기준 파형의 진폭이 매우 작을 경우, 수술 중 진폭이 경보 기준 이하로 감소되었다고 하여도 임상적 의의가 없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다른 반응이 좋을 신경의 경로를 타겟으로 검사를 진행하거나, 그래도 임상적 유용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유발 전위 외, 침 근전도 검사 등의 다른 검사 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해야 하는데, 이미 수술에 집중하고 있는 수술의는 이와 같은 판단 및 세팅 조정을 하기 힘들고, 기계 내부에서 자체적인 판단을 하여 새로 검사를 세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다른 예로, 마취 중에 신경근 차단제를 과량 사용하는 경우나, 시간에 따라 불균등하게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게 된다. 이는 주로 환자가 움직이지 않게 해달라는 수술의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운동 유발 전위나 근전도 모니터링에 영향을 주어 수술중신경계감시의 정확한 해석을 방해한다. 심한 경우, 운동 유발 전위가 무반응 상태가 되어 수술의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수술이 중단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한 예방을 위해 사연속자극(train of four, TOF)을 통해 근이완제에 의한 차단 정도를 모니터링하여 부분 차단 상태(TOF 2 이상)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마취 심도에 대한 확인을 기계가 직접 시행하거나 수술에 집중한 수술의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는 없겠다.
갑상선 수술 중에는 되돌이 후두 신경(recurrent laryngeal nerve, RLN)의 손상 가능성이 있어 수술중신경계감시가 신경 손상 예방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과거로부터 누적되어왔다[5,6]. 전극이 부착된 기도 삽관 튜브(electromyographic endotracheal tubes, ETTs)를 통해 되돌이 후두 신경 주위에 전기자극을 하고 근전도를 측정하여 신경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시에 성대 마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고음을 통한 알림만으로는 artifact와 구별이 어렵고, 모니터 상의 파형과 수술 부위를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자동 알림 기계를 통한 모니터링은 그 임상적 기능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2009년도에 79명의 미국 내분비외과의들을 대상으로 수술중신경계모니터링을 시행하는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나누어 갑상선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는데 두 군에서 모두 되돌이 후두 신경 손상을 예방하지 못한다고 응답했으며, 신경 상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에 동의했다[7]. 2016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갑상선 수술에서의 수술중신경계감시의 유용성에 대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되었던 서로 다른 12개의 연구를 리뷰하였으며, 그 중 2건의 연구만이 수술중신경계감시가 유용하다고 주장한 연구였다[6]. 이 연구들은 모두 수술의가 직접 수술 중에 음향 알림을 통해 되돌이 후두 신경의 모니터링을 함께 시행한 경우였다. 수술에 직접 참여한 의사가 모니터에서 신경 반응의 파형을 함께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하겠다.
전문 인력이 지속적인 감시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신경 반응의 감소가 경보 신호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수술의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Presence-or-Absence method를 통해 운동 유발 전위 감시를 시행하는 경우에도 기준 파형이 얻어질 때와 같은 강도의 자극을 일정 간격을 두고 지속적으로 자극했을 때, 파형의 진폭이 순차적으로 감소하면서 혹은 파형의 잠시(latency)가 순차적으로 지연되면서 경보 신호 기준에 가까워지는 것이 모니터 상에 확인되면 수술중신경감시를 진행하던 의료진이 수술의에게 좀 더 일찍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Threshold- Level method를 통한 운동 유발 전위 감시는 여러 선행연구에서 Presence-or-Absence method보다 민감도가 높으며, 신경 감시에 의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8-10]. 이는 최소 파형이 얻어지는데 필요한 최소 자극 강도(자극 역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파형의 여러 지표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뿐만 아니라, 자극 강도 조절이 필요하여 현재의 자동화 기계로는 도저히 진행할 수 없다.
2018년도에 The American Society of Neurophysiological Monitoring(ASNM)에서 수술중신경계감시의 감독 전문가(IONM supervising professional)에 대한 실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으며, 수술중신경계감시 중의 이들의 책임은 Table 1에 기술한 바와 같다[11].